[삼국지 일화] 인재의 발전을 꾀하는 미래형 경력관리법

 

천하웅비의 뜻을 품은 조조. 그의 진영엔 별의별 사람이 다 모여 들었다. 한번 그 예를 살펴보자. 싸움을 잘하는 무장에서부터 글 솜씨나 꾀를 잘 내는 모사꾼, 군수 보급에 뛰어난 경제 관료출신, 명령에 따라 돌격하는 돌쇠형 장수 등 그야말로 조조 진영은 천하의 인재 뷔페에 해당된다.

 

거기다가 대외용으로 위나라의 위상을 올려주는 홍보 대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국가경영에 필요한 온갖 인재를 다 갖췄다. 더욱 특이한 점은 이런 인재들의 특성을 조조는 다 알고 그에 알맞은 처방을 각기 달리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재의 겉과 속까지, 또한 겉으로 드러난 역량과 숨은 역량까지 함께 꿰뚫어 보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능력이다. 이 만큼 조조는 인재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조조 자신이야말로 조조 인재관의 최대의 수혜자이자, 인재인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뽑은 인재들을 통해 자신 또한 업그레이드되고, 단련되는 계기를 스스로 갖고자 한 셈이다.

 

조조의 이런 능력 중 돋보이는 것은 사람의 잠재력을 간파해 적정한 경력 관리 시스템을 동원해 영입한 인물을 위나라형() 인재로 거듭나게 한 점이다. 예를 들자면, 조조의 최대 고비는 원소와 중원을 놓고 다툰 관도 싸움이었는데, 그때 원소의 참모였던 허유가 조조에게 투항해 온 것이 승패의 갈림길이 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허유가 조조를 찾아간 이유는 인재 정책의 실패에 있다. 허유는 원소에게 아무리 좋은 계책을 내놔도 듣지 않자 기밀문서를 들고 조조를 찾아간다. 조조와 어릴 때 친구였던 허유는 원소의 군량미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곳을 급습하게 한다. 조조는 의심도 했지만 틀림없는 정보라 판단해 기습작전을 취해 대성공을 거둔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원소에게는 많은 인재가 있었지만, 결국 인재를 쓰는 역량에서 그는 조조에게 한참 밀렸던 것이다.

 

가후와 사마의도 그 중 한 예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출중한 것은 물론 오랫동안 결정적으로 위나라를 지켜 낸 인물들이다. 겉으로 나서지는 않아도 결정적인 시기마다 등장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예로, 관도대전 때 가후는 조조에게 지구전은 불리하니 기습책을 쓰라고 적극 권해 강적 원소를 물리치게 했다. 물론 훗날 그의 말을 들었더라면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참패를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가후의 말을 듣지 않은 조조는 적벽대전 참패 후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가후가 빛나는 대목은 후계자 선정 과정이었다. 이 중대사에서 그는 조조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조비를 후계자로 지목하게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지켰다. 가후는 원래 조조를 만나기 전에는 주인을 찾아서 천하를 전전하는 뜨내기 신세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조조 진영에도 늦게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출중한 실력, 현명한 처신으로 위나라 최고의 원로로서 자기 포지션을 지켜 낸 것이다.

 

사마의도 조조의 눈에 띠여 발굴된 케이스에 해당된다. 원래 사마의는 조조가 자기 밑으로 오라고 하였으나, 조조를 환관 집 자손이라고 업신여겨 거절했다. 그러다 끝내 조조의 인물됨됨이에 반해 충성을 다하게 된 것이다. 조조는 이 같은 인재관으로 촉의 제갈량에 맞설 당대 최고의 전략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조조의 인재관이 탁월했다고 해서 패착 없는 것은 아니다. 순욱은 조조 밑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마지막엔 조조와 뜻이 달라 자의반 타의반 자살하고 만다. 조조는 용도가 있을 땐 사람을 지극히 아끼지만 용도가 끝나면 차갑게 대하는 뜨거움과 냉철함을 동시에 지닌 CEO였던 것이다. 이처럼 조조의 인재관은 시대를 앞선 것이었고, 뜨겁게 상대를 품는 것이었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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