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탁 살해 모의를 통해 살펴 본 조조의 위기관리 능력

 

헌제는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른 게 아니기에 힘이 없었다. 해서 승상 겸 대장군이 된 동탁이 조정의 정치를 주물럭거리며 사실상 황제 역할을 자임했다. 동탁의 불손한 행태에 반감을 가진 왕윤은 어떻게든 동탁을 해치우려고 했다. 그런 중에 원소로부터 밀서가 도착했다. 밀서의 내용은 왕윤이 궐기하면 당장 정병을 끌고 가 낙양을 공격하겠다는 것이었다. 왕윤은 생일잔치에 고관대작들을 초대해 놓고는 통곡했다. 동탁이 황제를 능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효기교위 조조가 나서서 동탁의 목을 베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 이에 왕윤은 기뻐하며 조조에게 술을 권하고 칠보도를 주었다. 조조는 칠보도를 받아들고는 작별을 고하고 동탁을 찾아갔다. 동탁은 조조를 반가이 맞았다. 동탁이 왜 이리 늦었냐고 묻자 조조가 말이 비쩍 말라서 늦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동탁은 여포에게 명해 좋은 말 한 필을 골라 오라 한다.

 

여포는 분부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조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는 그 틈을 타 통탁을 베려했다. 동탁은 몸이 육중하여 숨이 가빠 상 위에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벽을 향해 돌아누웠다. 참으로 절호의 기회였다. 조조가 허리에 찬 칼자루에 손을 댔으나, 그보다 먼저 동탁이 몸을 일으켰다.

 

동탁: 맹덕, 이 무슨 짓인가!

 

조조는 안색도 변하지 않고 칠보도를 양손에 받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조조: 이번에 발탁해 주신데다가 명마까지 얻게 되어 황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것은 조씨 집안에 전해 오는 명검입니다만, 승상 각하에게 헌상하고자 합니다. 원컨대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동탁이 그 칼을 받아 자세히 들여다보니, 과연 훌륭한 보검이었다.

그때 여포가 돌아왔으므로, 조조는 감사의 뜻을 표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조조: 주신 말을 당장 시험 삼아 한번 타보고 싶습니다.

 

그 말에 동탁은 곧 안장과 고삐를 준비해주었다. 말을 끌고 승상부 대문 밖으로 나온 조조는 채찍질을 해 동남방 쪽으로 말을 달려 달아나 버렸다.

 

조조의 행동을 동탁과 여포가 수상히 여길 때, 이유가 나타났다. 동탁은 이유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이유가 동탁에게 말했다.

 

이유: 조조는 자기의 처자를 서울에 둔 것도 아니고, 혼자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그를 불러보십시오. 두말없이 달려오면 진심으로 칠보도를 공께 바칠 의사가 있었던 것이고, 만일 핑계를 대고 오지 않는다면 공의 생명을 노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그놈을 붙잡아 심문해야 합니다.

 

동탁은 이유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병사 네 명을 조조에게 보냈지만, 그들은 빈손으로 돌아와서는 이렇게 보고했다.

 

병사들: 조조는 자기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말을 그대로 달려 도주해 버렸습니다. 승상의 명을 받고 급한 일로 나간다며 달아났다고 합니다.

 

이유: 조조가 그런 꾀를 부려 성문을 빠져나갔다면, 공의 생명을 노린 것이 틀림없소이다.

 

동탁: 내가 그를 그토록 사랑했는데 나를 죽이려 들다니......

 

동탁은 영을 내려 조조의 화상을 그려 방방곡곡에 붙이고, 생포한 자에게는 1천 금의 상을 내리고 만 호의 후에 봉하고, 반대로 조조를 숨겨주는 자는 조조와 같은 죄로 다스린다는 방을 붙이게 했다.

이 일화는 위기에 직면해 조조가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는 것을 보여준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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