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의 눈으로 본 '한국전쟁 이면'

세계적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두 종군기자의 고뇌·갈등 담은 소설

이윤희 기자

 

 

마릴린과 두 남자_3권 입체 표지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한국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올해로 65년, 우리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으로 남았을까. 

'한국전쟁'하면 즉각 떠오르는 상잔에의 비극적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적대적 이념이 생산해 낸 분노의 차원을 넘어 그 전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제 냉정히 타자의 눈으로, 제3자의 눈으로 그 전쟁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의 시각이 아닌, 완벽한 타인의 눈으로 한국전쟁을 다시 보는 소설이 출간됐다. '미국이 가장 불편해 할 소설 1위!'라는 다소 자극적 카피를 내건 장편소설 '마릴린과 두 남자'(전경일 지음, 다빈치북스 펴냄)가 출간과 동시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1950~1953년 사이 벌어진 한국전쟁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냉전의 최절정기에 사랑하는 두 남녀가 각자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계기로 철저히 파괴되는 운명을 맞이하는 것을 주요 갈등으로 그리고 있다.  

사랑과 배신, 질투와 이해가 등장인물들이 겪는 운명의 씨줄이라면,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양심에 관한 문제는 날줄 구조를 이루며 이야기가 짜여 있다. 또한 작품은 등장인물 하워드 워드의 회고에 힘입어 독자들을 과거의 전장 속으로 인도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세계적인 여우(女優) 마릴린 먼로와 두 종군기자의 인간애적 고뇌와 갈등, 그리고 그들이 내딛을 수밖에 없는 선택의 기로를 소재로 한다.  

이 작품은 세부 묘사와 디테일이 무엇보다 두드러진다. 어떻게 이런 배경 묘사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2차 대전 시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부터 1950년대의 한국, 미국, 일본의 시대 상황과 분위기를 영화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다놓듯 포착해 내고 있다.  

전쟁과 관련된 사료는 전경일 작가의 5년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간의 출판 및 미출판 자료, 참전군인 수기 및 회고록, 다수의 논문과 사진 자료들, 생존자 증언 등을 낱낱이 참고했다.

작가는 작품을 쓴 이유에 대해 "이같은 문학적 시도가 한반도의 극단적 대립을 완화·종식시키고, 한국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기원과 맞닿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민족과 세계가 전화(戰火)에 다시 던져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러해야 할 이유는, 인간의 피로 물든 대지에서는 누구도 복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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