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성공적인 브랜드 론칭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것을 가리켜 ‘브랜드 포지셔닝’이라고 한다. ‘브랜드 포지셔닝’이란 무엇일까? 이는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에 위치하고 싶은 지위, 즉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올렸으면 하는 사용가치를 말한다.

따라서 강력한 브랜드 포지션이란 고객들 마음속에 그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는 다르게 위치 지워지는 것이다.

 

일테면 독특하고, 신뢰할 만하고, 지속적으로 유지가 가능하며, 가치가 있다고 인식되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브랜드 가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경쟁 사와 차별화 되는 사용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따라서 시장 내 독자적인 자기 구역(섹터)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 특정 상품이 일정한 간격으로 광고를 하거나 하는 것들도 이런 마케팅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사에서 차량을 완전히 알루미늄으로만 제작한다면 그것은 혁신이고, 순수한 알루미늄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도색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것은 아이디어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혁신은 단순 아이디어보다 고객 사이에 브랜드 인지 면에서 더욱 강한 임팩트를 준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나올까? 많은 경우 현장이나 고객의 입을 주의하라는 말은 매우 의미심장한 조언에 속한다. 그들은 어디에 있건 제품(상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대개의 경우 빅 마우스 같은 열성적인 고객이나 회사를 우연히 방문한 누군가로부터 나오는 경향이 있으며, 마케팅 팀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상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삼국지의 영웅들은 어떻게 자기 브랜드를 구축했을까?

 

《삼국지》는 천하를 거머쥐려는 영웅들의 의기투합과 이합집산을 여러 면에 걸쳐 그려내고 있다. 그중 가장 걸출한 대목은 유비가 관운장과 장비를 데리고 와룡 선생(제갈공명)을 찾아가 군사로 초빙하는 이른바 ‘삼고초려’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유비가 두 번의 헛걸음 끝에 마침내 공명을 만나는 대목에 대한 묘사다.

 

공명을 만난 유비는 자신이 ‘한실 후예로 보잘것없는 인간’이라고 소개한 뒤, 정중히 절을 올리고 지난 두 차례의 방문 때 제갈량의 동생 제갈균을 통해 전한 글을 읽어 보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공명은 자신은 남양의 보잘것없는 촌부에 불과한데, 어찌 장군을 도울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러나 유비는 공명을 소개한 이가 수경 선생이나 서원직(서서) 같은 분이신데, 어찌 그 분들이 빈말을 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며 가르침을 달라고 청한다.

 

이 말에도 공명은 자신을 낮춰 “수경이나 원직은 세상이 다 아는 높은 선비지만, 자신은 일개 농사꾼에 불과한 몸이니 천하사를 논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공명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춘 것은 유비의 인물 됨됨이를 떠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심지어 자신을 가리키며 “장군께서는 왜 곱고 귀한 옥을 버리시고 쓸모없는 돌덩이를 구하려 하십니까?”까지 말한다.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이어져 역적 동탁과 조조가 천하를 어지럽히고 황제를 인질로 삼아 제후들을 다스리는 현실을 토로하고는 끝내 고난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일어서겠다는 유비의 말로 일단락된다. 따라서 이같은 대업의 길에 공명을 모시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공명은 유비가 ‘지금 해야 할 일(must required)’을 제시한다. 그것은 창업의 종자돈으로 형주와 익주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 계획의 목적은 뚜렷했다. 형주는 북으로는 한수와 면수가 가로놓여 있고, 바다를 접한 남해는 자원이 풍부하고 동으로는 오회와 접해 있고, 서로는 파촉과 통해 있어 이름을 떨칠 만한 땅이기 때문이다. 익주는 천험 요새로 평야는 기름지고 넓어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일찍이 한고조도 도읍을 정한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지금 그 곳을 다스리고 있는 유장은 어리석고 유약하며 능력 없는 인물이다. 더구나 뜻있는 지사들은 명군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한실의 후예인 유비가 형주와 익주를 도모한 뒤 이를 지키면서 서로 융과 화친하고 남으로 이, 월을 무마하고, 밖으로 손권과 결탁해 내실을 획득하고, 때를 봐서 완, 낙으로 향하게 한다면 그 곳 백성들을 품에 안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명은 서천 54주의 지도를 내보인다. 마스터플랜의 윤곽이었다.

 

이 ‘공명 플랜’의 핵심은 ‘지역적 분할지배(regional divide and rule)’로 북쪽은 조조에게 양보하여 천시를 기다리고, 남쪽은 손권에게 양보하여 지리를 차지하도록 하고, 유비는 인화를 얻어 이를 발판으로 세력을 확장해 마침내 천하를 통일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저 유명한 ‘천하삼분지계’ 구상인 것이다.

 

이는 마치 오늘날 시장 진입을 꾀하려는 신생기업이나 도전 기업들이 특정 분야나 틈새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잡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려는 전략과 유사하다. 비빌 언덕을 만들어 내고 확장해 나가는 식이다.

 

모든 전략을 밝혔지만, 공명은 그럼에도 세상에 나갈 뜻은 추호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유비의 설득에 끝내 공명은 다음과 같은 확언을 유도함으로서 자신의 위상을 얻는다. 요즘말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Brand Communication)' 전략이다.

 

“장군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신다면 분골쇄신 공을 받들겠습니다.”


자신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이로써 협상은 양쪽 다 이기는 Win-Win이 됐다. 이리하여 두 사람간의 ‘삼고초려’는 의기투합의 결정체를 이룬다. 이것은 두 사람간의 대화였지만, 천하를 놓고 원대한 계획을 밝힌 ‘마스터플랜 대경연장’이었던 셈인 것이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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